이유없는 삶이 있을까요?
네 말대로 이유없는 삶이란 없지.
이 세상 어디에도.
그럼 아저씨의 삶의 이유는 뭔가요?
그건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그 자체야.
존재한다는 게 삶의 이유라구요?
그래.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인해 너의 배경이 되는거야.
이제야 조금 알겠니?
네.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죠?
그렇지.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요?
그렇지
그러면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그래, 그렇고말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이치를 안다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자연의 일부임을 안다는 뜻이다.
그럼 나도 누구의 배경이 될 수 있겠네요?
네가?
왜요? 내가 작아서 안 되나요?
아니야.
그러면요?
네가 기특해서 그런 거란다.
몸집이 커야 배경이 되는 게 아니거든.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아닌 것의
배경이 될 수 있어.
흐름을 멈춘 강이란 이 세상에 없다.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른다.
속이 깊은 강일수록
흐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거슬러오른다는 건 뭐죠?
거슬러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이지.
꿈이랄까, 희망 같은 거 말이야.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
안도현의 연어 중...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서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는 슬픈 생각이 찾아올 때
안도현의 연어를 보며 위로가 될 만한 글귀를 찾았다.
존재한다는게 삶의 이유이고, 우리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또는 멋진 배경이 되어줄 수 있다는 말.
때론 나는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때론 나는 누군가의 배경이 될 수도 있구나.
배경이 뒷받침되어야 주인공이 돋보이고
어우러져 빛나듯,
나로 인해 주위 배경이 흐트러지지 않게,
그렇게 나의 삶의 역할을 해나가야징.
처음으로 전자책으로 대출해서 읽은
잔잔한 동화 속 이야기..
코로나가 바꾼 일상...
책 냄새 맡으며 넘기던 책을 한 손가락으로
쓰윽 쓰윽 밀면서 읽고 있네.
전자책에도 밑줄긋고 메모도 되네.
눈이야 뭐 이제 더 시력이 떨어진들
어떠하겠나 싶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쿰쿰한 책 향기를 맡을 수 없고 침 묻히며 넘길 수가 없네.
접을 수도 없고...ㅋ
반납하고 나니 밑줄치고 저장한 것도
가뭇없이 사라지고...
그래서 우리에게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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