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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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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씨 이야기 / 파트리크쥐스킨트 좀머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을 줄 알고 책장을 넘겼다. 무슨 반전이나 사연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건 '제발 날 좀내버려 두시오.'란 단말마뿐. 그가 왜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온 곳을 헤집고 다니고, 무언가에 쫓기듯 걷고 돌아다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그냥 모든 게  추측과 억측일 뿐.그러곤 저러다가 죽겠다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그의 존재와 상황에 무감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유일한 목격자인 주인공인 소년은 호수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좀머 씨를 향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멍하니 바라볼 뿐.아지랑이 바라보듯, 신기루 바라보듯.그 장면에서 안타까웠다.그래도 지푸라기라도 던져 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사람들은 그의 죽음 후 그의 존재에 대해 무관심해지..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책 속엔 두근두근 거리는 얘기가 한가득 인가 싶었다.하지만 사실에 기인하자면 '지긋지긋 내 인생'이 맞지 않을까 싶은 슬프고도 먹먹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현재 나이 17살, 신체나이 80살의 빠르게 늙어가는 조로증을 앓는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17살의 이른 나이에, 고등학교도 졸업 전에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의 대수, 미라의 얘기이기도 하다.어른이 된다는 걸 준비도 하기 전에 모든 일은 벌어졌다. 그리고 부모가 되었고 그들이 낳은 아이는 조로증을 앓는다.인생에 어떤 준비도 없이 느닷없이 인생의 다음 장을 살아가야 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부모가 된다는 것. 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몸이 아프다는 것. 그래서 항상 약과 병원을 떠나지 못한다는 것.늙는다는 것. 1년이 10년처..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 이지성,정회일 지음 작가 이지성은 들어가는 글에서 독서의 세 가지 종류를 언급한다.향유하는 독서, 지식을 얻는 독서,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 그리고 독서의 세 단계로 Pro-Reading : 자기 분야의 책을 100권 이상 읽어서 3000년 내공을 쌓는 독서Super-Reading : 1년 365일 자기계발 독서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자의 사고방식을 갖는 독서Great-Reading :  인문 고전 독서를 통해 리더로 거듭나는 독서를 소개한다. 그러면 홍대리를 출연시킨 이 책은 어느 부류의 책일까? 이 책은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를 지향한다.독서멘토 이지성과 멘티 정회일의 실화를 각색해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기획실에서 마케팅 부서로 발령나며 회사에서의 부족해진 입지로 전전긍긍하는 홍대리.위축되어 있는 홍대리를 보며 친구 명훈은 ..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 김은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나를 무시하는 사람은? 정답은 '나'이다.모든 일의 시작은 '나' 사랑에서부터가 출발이다.알지만 항상 자신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결혼하고 이러한 일은 더 심해진다. 남편 옷사고 애들 옷사고 나는 사도 되고 안 사도 되고.길을 오래 걸어 다리가 아파도, 살림살이에 손에 습진이 생겨도 내 몸은 웬만해선 불평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 새로이 시도하려해도, 힘든 곳을 가려해도 나랑 같이 동행해 주는 이는 나밖에 없다.밉고, 싫어도, 부족해도 외로운 시간 내 곁에 있어주는 건 나뿐이다.그러니 나는 나의 몸과 정신 상태를 챙겨야 한다. 뒤늦게 따라오는 영혼도..나를 위해 가을 국화도 사고, 가을 내음도 느끼고, 산책하며 새로운 풍경도 보여주며 나를 위해주자...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이곳은 책, 특히 소설을 좋아하는 주인장 영주에 의해 탄생된 공간인 서점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녀는 서점을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서로가 소통하고, 사람들이 찾아 헤매는 실마리를 찾아가는 공간으로 그리고 있다.  영주가 오픈한 서점은 독립형 개인 책방으로 책을 연결고리로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소통과 쉼의 공간이다.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책이나 신문보다 스마트폰처럼 빠르게 갈무리된 지식의 단편을 얻는 요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느림보 책 읽기가 과연 통할까? 동네의 작은 책방이 수지타산을 맞추어 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이 서점이 2년 이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어떤 노력이 ..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박경민 옮김 이 책은 퓰리처 수상작이다.1961년에 수상했으니 출간된 지도 꽤 오래된 책이다.나 역시 화려한 명성에 걸맞는 책을 한 번은 읽어야 할 듯하여 젊은 시절 읽었으나 그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도서정리목록에서 제외되어 책장에 꽂혀 오랜 세월을 잘 버텨낸 게 다행인 책이었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라는 말이 있다. 이 표현에 걸맞게 나는 나이 들어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 되었고, 그때가 되어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정말 참 좋은 책이구나, 청소년 외에도 어른들도 읽어 보라고 마구마구 주위에 권하고 싶은 책이 되었다. 일단 미국이나 캐나다같은 다인종국가에서는 이 책의 비중이 크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 온책 읽기로 선정되어 학교에서 한 학기 내내 수업을 진행하며 약방에 감초 같..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책 제목이 우아하다. 제목부터가 뭔지 모르게 고상함을 풍긴다. 황보름 작가의 인생책이라 하여 과연 작가들은 어떤 책을 인생책이라 말할 수 있을까 궁금하여 펼쳐보게 되었다. 철학을 논하고 즐긴다는 프랑스란 나라의 작가답게 책에 녹여진 철학과 언어의 밀도가 으윽~~ 얕은 신음을 내뱉으며 힘든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초반의 능선을 넘는데 인내가 필요하단 말이다. 처음에 안갯속을 헤맨 이유는 일단 '나'라고 말하는 두 명의 여자가 번갈아 나온다는 걸 나중에 눈치챘다는 것과 심오한 철학노트를 만들어 세상의 온갖 철학적 고뇌를 혼자 짊어진 듯 풀어놓는 열두 살 꼬마 여자의 글을 해독하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개가 걷히고 나면 작가의 플롯이 보이기 시작하고, 인물의 캐릭터가 보이고, 의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철학..
매일 읽겠습니다/황보름 著 나는 책을 소개하는 책이 좋다. '담요와 책만 있다면'(임성미 저) 같은 책. 책을 소개하고 작가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책. 책의 바다에서 어떤 책을 건져 올려야 할까 고민이 될 때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의 서평이나 감상은 책을 고르는 고민과 시간을 줄여주지 않는가. 내가 궁금해하는, 찾아다니는 소재가 거론되고 있다면 '그래, 옳다구나' 이번에는 이 책을 읽자꾸나 구미가 당긴다.'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북토크에 다녀와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인간, 황보름 작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녀가 쓴 에세이 두 권을 냉큼 빌려왔다. 그녀는 책을 좋아하는 찐찐 책 덕후였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낸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소설 무대는 서점이고 책에 둘러싸여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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