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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Anthony Brown의 Piggy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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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

한국에서 진즉에 번역되어 나와서 한번쯤 봤을만한 책이다.

Piggott씨는 두 아들 simon과 patrick과 정원이 딸린 멋진 집과 차고가 있는 멋진 차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리고 부인이 있고

그들은 매일 아침 아침밥을 빨리 달라고 성화이다.

"Hurry up with the breakfast, dear," he called every morning, before he went off to his very important job.

매우 중요한 직장과 학교에 가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다음 페이지에 약간은 반전에 가까운 놀라운 그림과 문장이 나온다.

Mrs piggott washed all the breafast things...

made all the beds..

vacuumed all the carpets...

and then she went to work.

적어도 엄마의 입장인 나의 눈에는 이 문장에 눈길이 갔다. 엄마도 직장에 가야하는...

그림을 자세히 보면 엄마의 얼굴의 이목구비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엄마의 표정을 읽을수도 없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회사와 학교에서 돌아와서도 밥달라고 성화시다. 그것도 아주 당당하고 거만하게...

"Hurry up with the meal, old girl"

이 문장에서는 서글픔마저 느껴졌다. 아빠가 엄마를 대하는 방식, 태도를 이 호칭을 통해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엄마를 무시하고 아이들을 먼저 우선시할 때 종종 느꼈던 슬픔이 훅

다가오는 문장. 아빠가 자신의 동반자인 엄마를 이렇게 부른다면 아이들은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게 될

까?

가족들의 식사가 끝나자마자 엄마는 다시 설겆이에, 세탁에, 집안일이 끝이 없다.

다음 장에 그림을 보면 아빠도 아이도 쉬고 있고 강아지와 고양이도 늘어져 쉬고 있는데..엄마의 자리는 없다.

그리고 벽에 걸린 액자...그 그림은 램브란트의 자화상이다. 왜 다른 그림도 아니고 작가는 이 그림을 벽에 걸어 놓았을까? 물론 집주인이 걸은 거겠지만...

어느날 저녁 아이들과 아빠가 돌아왔을 때 집에는 아무도 그들을 맞이하는 이가 없었다.

"Where's Mum?" demanded Mr piggot when he got home from work.

요즘은 이렇게 demand란 단어에서 느껴지듯이 당당히 요구하는 그런 간큰 아빠들은 없으시겠지.

엄마는 어디에도 없고 단지 다음과 같이 쓰인 쪽지만이 남겨져 있을 뿐...

'You are pigs.'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그림 속의 모든 사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돼지 형상을 띠게 된다. 사람도 돼지가 되어버리고 램브란트의 그림 속 인물도 돼지로 변하고...

그리고 집안에 남겨진 아빠와 아이들이 음식을 준비하면서 집안은 돼지 우리가 되어버린다. 음식도 엉망진창, 집안도 엉망진창... 남겨진 사람들은 엄마가 언제 오냐면 투덜거리면서 집안의 분위기도 험악해진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사람마저 돼지가 되어 돼지처럼 바닥에 코를 대고 음식을 찾아다닐만큼 상황이 악화될 즈음 엄마가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와 아내에게 돌아와 달라고 무릎꿇고 용서를 구한 후

아빠는 설겆이와 다림질을, 아이들은 침대정리를... 그리고 아빠를 도와 음식을 만든다.

그제서야 드디어 우리는 엄마의 환해진 얼굴 표정을 볼 수 있게 된다. 엄마도 이제 엄마의 자리에서 기쁘게 일할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그 집에 걸린 램브란트의 자화상은 가족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잃은 엄마의 모습을 보게 하려는 작가의 심산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이 책은 가족들과 다 같이 읽으면서 한번쯤 가족들이 생각하는 엄마의 자리를 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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