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엔 화장실 한번 가려면 무서웠다.
집에서 떨어진 외진, 어둠쿰쿰한 곳에 있던 화장실. 밤에 가려면 동생을 꼬셔서 같이 가
곤 했던 무시무시했던 곳. 그래서 예전엔 뒷간 관련한 무서운 얘기들이 있었징.
몽달 귀신이 있어서 빨간 종이 줄까,
노란 종이 줄까 물어본다는...ㅋ
그런데 요즘 옛날의 몽달 귀신같은 물건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구글의 '유튜브 '되시겠
다. 어느날 뜬끔없이 검색하지도 않은 유튜
브가 뜬다.
뭐 새로운 내용을 물어다주니 고맙기도 하다만
어떨 때는 호러블한 사건, 사고도 들고온다.
내가 언제 검색한 적이 있었나, 아님 들여다
본 적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보니 한번쯤은
봤을 내용이다.
아담과 이브의 금단의 사과처럼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봤을 수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어둠이 내재되어 있기에 어둠을 떨칠 수 없는 유혹이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구글은 내가 평소에 들여다보는 내용
을 꿰뚫어 보고 이건 어때, 이거는...하면서
나에게 접근한다. 아마 빅데이터에 의해 나의
취향을 파악하고 있는 AI 같은...
해외에서 여행할 때의 구글의 위력은 더
실감이 난다.
일단 몇 십년 전엔 배낭여행 할 때, 일단 그 나라
에 가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여행자 안내소,
인포메이션 센타였다. 그곳에서 지도를 구하고
모르는 것도 물어보고. 그런데 이제는 구글 지도를 키면 다 안내를 해준다. 심지어 버스도 실시간으로 경로와 번호를 알려준다. 모르는 곳에 가도 현지 음식점과 주요 관광지를 안내해 주고 연락처나 홈페이지도 알 수 있어 세상 편해졌다.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뜻부터해서 일목요연하게 질문에 답변식으로 나와 있어 보기가 좋다.
가령, 내가 캐나다에서 해바라기 밭을 보고
싶으면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그 지역의
해바라기 밭에 대한 리스트가 쫙 뜨고
홈페이지도 안내되어 있다.
구글에서 아직 나의 요구에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있긴 하다. 그것은 바로 한국어 번역 부분.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 그만큼 투자를 하지 않는거겠지.
구글 내에 가게(Play store)도 차리고.
사람들을 끄는 또 하나의 힘은 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 즉 컨텐츠에 돈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정보는 곧 돈이요, 사람이 모이는 곳엔 돈이 모인다, 컨텐츠를 제공하는 유저들에게 소정의 돈을 지불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플레이 그라운드로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참 놀랍다.
멍석(컨텐츠) 깔아주고 돈 버는 그런 시스템.
요즘엔 그런걸 플랫폼이라 한다지.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에
나는 '어떤 일에 적임일까'와 '나의 배우자는
어떤 사람이 좋을까'가 아닐까?
아마도 나중에는 AI에게 물어봐야 할지도...
나에 대한 빅데이터가 다 들어가게 되면 언젠가
내 취향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네가 그럴지도...
주말에 방구석에 있지말고 이 사람 한번 만나봐.
너랑 취향 비슷하더라, 얘~
함시롱 전세계에 있는 나랑 맞을 거 같은
사람들을 소개해 주는 거지, 그리고 너에게는
이런 일이 딱이야 하면서 일자리 안내까지...
오늘도 내가 스마트폰으로 놀면 놀수록
나의 빅데이터는 쌓이고 쌓일 것이고
결국엔 너는 나의 모든 것을 알아버리겠지.
뼈.속.까.지.
지금은 충실한 나의 지니(genie)이지만
언젠가는 내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으메, 이야기가 공상 과학 호러소설로 갈 거 같다.ㅎㅎ
'생각을 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카타임, 커피 한잔 (0) | 2020.12.01 |
---|---|
느림의 미학 (0) | 2020.12.01 |
산책 (0) | 2020.11.02 |
Podcast로 여는 아침 (0) | 2020.10.23 |
발췌초록 (0) | 2020.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