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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며

피카타임,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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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09 에 쓴 글

스웨덴에서는 하루 1~2회 피카(FIKA)타임을 가진다고 한다. 일을 잠시 멈추고 차나 커피에 페이스트리나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 잠시 쉬어가는 휘게의 시간.
그 누구는 '라곰'이라도 하고, 그 누구는 '피카'라고도 하고 그 누구는 '휘게'라고도 한다.
북유럽에서 쓰는 표현인데 듣기만 해도 좋다.
한소금 쉬어가는 시간.

이번주 커피가 똑 떨어졌다.
하루 커피 한잔은 오전을 가볍게 비우고 시작하기에 제격이다.
커피를 갈고 내려서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커피 내리는 호사는 여기서는 짐이라
그냥 타먹는 저렴이 커피로.
오늘은 집 앞 팀홀턴스로 뚜벅뚜벅.
예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팀호턴스에서 한잔 시킨 커피가 맛있었다. 애들아빠도 입에 맞는다고. 여기는 휴게소에 가면 스타벅스와 Tim Hortons 딱 두군데만 있다. 스타벅스에는 짧은 줄이, 저렴하고 부담없는 팀호턴스에는 긴 줄로
서 있다.
오늘은 아메리카노에 설탕 하나로 시켰는데
예전에 사먹은 커피보다 진하다.
오리지널 블랜드로 시킬걸 그랬나.
오리지널 블랜드 커피 한잔에 1.76불,
아메리카노 한잔에 2.3불.
부담없는 가격이다.
커피 한잔 가격에 2000원도 안되다니.
예전에 팀홀턴스가 한국에 진출했다가 접고
짐싸서 갔다고 들었다.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기획 상품이 나오면 소장하고자 하여 웃픈 여러 에피소드들이 들려온다.
팀홀턴스는 동네 커피 브랜드로, 스타벅스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로..
고로 한국의 고급 입맛 사로잡으려면 고급 브랜드
이미지로 공략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거품낀 커피값.
어쩌면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또 하나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커피를 마셔도 고급 커피인지, 저렴이 커피인지
구분 못 하는 미각을 소유한 나. 프림이나 우유를 타지 않은 깔끔한 맛을 즐기는 나.
오늘도 커피 한잔을 놓고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며
아침의 호사를 누려본다.


산책하다 강한 비바람에 떨어진 포플러 가지.
만져보니 낭창낭창 유연하다.
주어다가 묶어서 리스를 만들어 보았다.
솔방울도 미니 모과도 빨간 열매도 주어다가
나만의 가을 느낌 리스를 만들어 보았다.
나를 위한 휘게의 시간.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리스가 완성되니
바라보고 나혼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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