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같은 21세기에 이러한 한가로움이라니.
동네가 적막에 둘러싸여 있다. 이 고요함이 적응이 되지 않는다.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 고요함 그 자체. 사람이 사는 동네인가.
아~너무 조용하니 난 숨막힐 거 같다.
음악이라도 틀고 조그만 소음이라도 내면 좋겠구먼. 귀에 큰 이어폰을 꽂고
산책하는 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어떤 상황인고 하니 캐나다의 동네 분위기다.
아니 세상이 미쳐서 바쁘게 돌아가다못해
눈이 돌아가게 빠른 세상에 이곳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가게도 8시면 문을 닫는다.
한국에선 앞에 있는 가게가 11시에 문을 닫으니
놓친게 있음 후다닥 다녀 오곤 했는데.
집집마다 조용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최대한 사적인 공간을 존중해주며 느리게 느리게 살아간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알 수도 없다. 집 밖으로 흘러나오는
소리도 없다. 동네가 온통 mute상태.
무언가를 처리할 때도 며칠 걸리니 서두르지 않는다.
빨리빨리 하면 좋지만 그러면 그것은 누군가의 에너지를 뺏는 일이다.
당일 배송, 로켓 배송.
한국에선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누군가의 수고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이런 배송에는 배송비를 더 내고 사용하는게
맞는 이치같다.
스위스 여행 갔을 땐 7시면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
한국에서의 습관대로 꽉찬 여행 일정을 마치고 저녁거리를 사러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나의 휴식 시간이 중요하면 너의 휴식
시간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거 같다.
Thunderstorm이 불 때는 가끔씩 정전도 된다.
인터넷도 끊어지는 경우도 자주 있다.
한국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가야지 어쩌겠는가.
바삐 돌아가는 생의 시계.
무엇을 위해 바쁘게 살고 있는지, 나의 시간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잠깐 멈춰본다.
세상은 나를 재촉해서 바쁘게 살라 한다.
무언가 하지 않고 맹숭맹숭 보낸 날엔 나를 자책
하기도 한다.
내가 여기서 만난 이들은 slow pace로 살고 있다.
그렇게 외견상 보이는건지.
앞뜰에 쌓인 낙엽을 청소하신다. 잔디를 깎는다. 개와 산책을 한다.
그리고 지나가는 이에게 넌지시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바쁠게 없는 이들이다.
급할게 없는 모습이다.
효율은 떨어지는 모습이지만 나의 인생의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면 느리게,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보폭대로 살아가는 모습 또한
나쁘지 않을 거 같다.
하지만 이것도 이러한 삶의 프레임이 갖춰진
곳에서나 가능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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