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와서 하나의 가족 문화가 생겼다.
그건 바로 주말마다 온가족이 영화 한편씩 같이보기.
평소에 영화를 즐겨보지 않았던 나도 이곳에
서 딱히 유흥 시설도 없고 코로나로 마땅히 즐
길 것도 없는지라 같이 보게 된게 가족의 이벤
트가 된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난독증은 없는데 난시증
(?)이 있다. 뭔고하니 영화를 보면 영상이 보여
주는 행간의 의미, 스샷이라 해야 할까.
여튼 스크린 난독증이 있다. 책은 읽으며 곰곰
히 생각하고 밑줄도 긋고 되돌아가서 볼 수도
있는데 스크린은 그렇지 않으니 내용이 이해
가 안 될 때는 영화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
영화를 보다가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메세지를
놓치고 주변사람에게 물어 보면 다른 사람의
몰입을 흐트러 트리게 되니 말이다.
오늘은 추억의 영화 '시네마 천국'을 대여해왔
다.
여기 도서관이 좋은 점은 DVD를 대여해 준다
는 점.
이 영화를 몇 년만에 다시보게 되는지.
아카데미 최고 외국 영화 수상작이라니 그때
도 퍽 유명했던 영화로 기억된다.
그때는 무엇때문에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을
까?
음악, 인간미 넘치는 알프레도, 귀여운 토토??
감독은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던지고 싶었
을까?
무언가에 빠지려면 어른이 하라는대로 하면 안된다? 말썽꾸러기가 큰 일 낸다?
첫사랑의 추억은 떨치기 힘들다?
영화라는 친근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 거장의 스토리. 참 인간미 넘치는 영화다.
나이들어 다시 본 영화에서는 나에게 어떤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살바토르(토토)를 로마로 떠나보내며 알프레
도가 해 준 말이다.
"Don't come back here.
Don't think about us.
Don't look back.
Don't even write.
Don't give in to nostalgia.
Forget all about us.
And if you do come back,
don't come and see me.
I won't let you in my house.
Understand?
Whatever you end up doing,
love it like the projection booth
at the paradise when you were a squirt."
- CINEMA PARADISO-
전쟁중에 군에 갔다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를
대신해 대담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해주
는 알프레도.
과거를 돌아보지 마라.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너의 길을 가라.
이 말은 어머니는 해줄 수 없었을 것이다.
(살바토르)토토가 30년간 어머니께 연락을
드리지 않았던 것이 잘 한 것은 아니지만 미래
의 행보를 위해 알프레도가 토토에게 해 준 최
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알프레도는 친구이자, 인생 파트너이자 정신
적 후견인인 셈이다.
좋은 영화 한편은 긴 여운과 진한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아버님이 일찍이 돌아가신 남편을 생각하니
그 인생의 후견인이 있음과 없음이 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다름을 느끼게 된다.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떠했을까?
It was Alfredo who loved him enough to
push him away from the village to find
fame and fortune elsewhere.
시네마 천국 소개문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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