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티스토리에 문을 삐그덕 열어본다.
저번주 주말엔 가족과 함께 자원봉사를 나왔다.
얼핏 어디선가 Ploking이란 단어를 들었던 것 같아 찾아보니 이삭을 줍는다는 스웨덴의 Plocka Upp과 걷다의 walking이라는 뜻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라 한다.
이번엔 워킹은 아니고 우리가 두 번이나 다녀왔던 Wester Minster Ponds trail 입구 거리 청소이다. 큰 아이가 세켄더리, 즉 한국의 하이스쿨 학생인데 졸업 전 40시간의 자원봉사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한다. 하여 이 곳에서는 일상인 자원봉사에 가족이 같이 가보자하여 신청하게 된 것. 자원봉사 사이트가 많은데 그 중에서 학생이 지원할 만한 것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다. 봄이 되어 나무 심기에 도전해보려했더니 일찍 마감되고 습지에 장화신고 들어가 나무 심는 것만 남았던데 그건 4컬레의 장화를 준비해야 하는 관계로 패스.
그나마 쓰레기 줍기가 할 만하다 싶어 신청하니 접수 메일이 왔다. 그리고 중간중간 메일이 오더니 출발하는 당일에는 도착 시간을 카운팅다운까지 해준다. 막상 전날에는 나도 할 공부와 숙제가 밀려 부담스러 안갈까 얘기 꺼냈다가 분위기만 험해지고. 아니 애들 자원봉사에 모두 다 갈 필요가 없지 않냐고 했다가 다음날이 되니 같이 다녀오자 싶어 움직였다. 처음하는 봉사일이기도 하고.
여튼 가보니 사람들이 꽤 많이 나와있다. 학생부터 젊은 커플,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둘째는 얼떨결에 등록되어 왔는데 아마 최연소 봉사자인거 같고. 할머니, 할아버지 2분은 의외였다. 백발의 멋지게 생기신 할아버지들이 쓰레기 줍기에 나오신게 신기했다. 장갑과 쓰레기 줍는 롱스틱, 쓰레기 봉투를 나눠 주신다. A와 B구역으로 나눠져서 출석 체크하고 줍, 줍하러 거리로 출동. 시간은 두 시간.
쓰레기들이 풀섶에 숨어 있다. 가장 많이 줍히는 게 커피 덮개와 플라스틱 커피컵, 마스크들, 페트병 그외에도 비닐, 폐타이어, 등등등
어마무시하게 쓰레기를 주었다. 에공. 무슨 쓰레기를 요로코롬 많이 버린다니. 날도 뜨겁고 가시에도 찔리기 쉽고 쉽지만은 않은 쓰레기 줍기. 다들 뭣때문인지 몰라도 열심히들 줍는다.
우리 가족도 네 개의 큰 봉투를 채우고 1시간 30분정도에 마무리를 했다. 끝내고 보니 쓰레기 봉투들이 한가득 쌓였다.
쓰레기 줍는 동안 운전하며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수고한다고 honk, honk 크랙션을 누르며 손을 흔들어준다. 기분좋은 응원.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람있는 하루였다. 끝나고 아이는 담당자에게 가니 봉사인증을 3시간이나 주신다. 오며가며 걸린 시간도 포함이라나? ㅎ
어쨌든 요래 마무리하고 다음번엔 친구들과 같이 가거나 혼자서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했더니 며칠 후 다른 친구랑 봉사활동 같이 가기로 했다고 전한다. 그래야지. 혼자서나 친구들과 어울려서는 하는 경험을 쌓아야지.
이 일로 그랬나, 공부가 힘들어서 그랬나 나는
다음 날 한쪽 눈의 실핏줄이 터져 한동안 따끔거려 혼났다. 어쨌든 이렇게 추억 하나
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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