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 버지니아 울프가 쓴 '자기만의 방'이란 빛바랜 책이 내 책꽂이 한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 나는 더이상 그녀를 만날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살았다. 이제는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고, 직장 생활도 접었기에 남성들과 맞서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싸울 일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늦게나마 나만의 경제적 독립을 꿈꾸다보니 이 책을 만나고 우연찮게 버지니아 울프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여기서 경제적 독립이란 경제적인 힘기르기와 금융에 눈뜨기이다.
이 책에선 21세기 버지니아 울프라면 자신의 경제력 기반하에, 자신만의 방을 마련하고 글을 쓰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연 5백 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녀는 운좋게도 숙모님의 유산을 통해 연간 500 파운드를 확보했다고 하나 사실 자신의 힘으로 이룬 것도 아니니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는 것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당시(1928년)에는 여성의 투표권(1919년)이 생긴지 얼마 안되는 시기였을테니 감히 여성의 경제적 자립이란 엄청나게 파격적인 말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은 금융의 관리자로서 돈을 어떻게 벌고 쓰고 투자하면 좋을지 남성이 아닌 여성이 쓰고 조언해 주는 면이 신선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금융에 소외되어 왔던게 사실이니까. 21세기 버지니아 울프를 꿈꾸는 여성을 위해 여성이 쓴, 선배로서의 금융 팁이 가득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정을 꾸리면서도 돈공부가 안되어 있었다는게 후회가 된다. 자신의 꿈을 그리고 확장해 나가려면 금융 언어를 알아야 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금융과 친해 지는 법,
금융 에너지 기르는 법,
종잣돈 만드는 법,
금융지능을 높이는 금융 습관 기르는 법을 알아갈 수 있다. 사회 초년생들이나 금융을 어려워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딱인 책이다.
금융 에너지를 기르는 세 가지 방법으로는
1.근로소득,재능소득(플랫폼소득),자본소득(투자소득)으로 든든한 소득 시스템을 만들고
2. 유연하게 지출 감각을 키우며 자신의 소비 욕망을 들여다 보고,
3. 자산을 늘리기 위한 자신만의 단단한 투자 철학을 세우기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의 재능을 자본화하는 방법을 탐구하길 권하며 자신의 방법을 소개한다.
세 가지 종잣돈 만들기 프로젝트로는
1. 주거 종잣돈 마련을 위한 부동산 투자
2. 생활 종잣돈을 위한 주식 투자(배당금)
3. 취향 종잣돈 마련을 위한 주식 투자(ETF)를
언급하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접한 생소한 용어가 몇 개 있다.
'머니 스크럽트'
'머니로그'
'문장채집'
머니스크립트는 개인에게 새겨진 금융 신념을 말한다고 한다. 주양육자의 머니스크립트가 아이들에게 전해져 평생에 걸쳐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또한 작가는 매일 블로그에 돈을 인격체로 마주하기 위해 머니로그를 기록한다고 한다. 돈의 입출입 내역과 돈을 쓴 이유와 감정에 대해서도. 내가 순간적인 충동으로 돈을 썼는지, 기쁜 마음으로 돈을 지출했는지 등등.
문장채집이란 매일 경제 기사를 확인해 인사이트와 함께 기록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작가는 소득을 크게 시바(근로)소득, 재능소득, 자본소득으로 범주를 나누어 소득 기록장 쓰기와 금융 커뮤니티 운영하기 등을 매월 금융습관으로 시도하였다. 거기서 더 나아가 매년 금융습관으로 경제적 자유 선언문과 금융 유언장 쓰기와 21.5세기 버지니아 울프를 위한 금융 교육하기를 실천하였다.
긍정적 머니 스크립트에 기반한 소득, 지출, 투자에 대한 작가의 돈에 대한 개념을 들어본다.
1. 소득: 내 삶을 지켜줄, 나를 찾아온 돈
2. 지출: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나를 빛내줄 돈
3. 투자: 스스로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게 시간을 선물하는 주체
참 똑소리 나게 금융을 관리하고 공부하는 모습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돈의 흐름을 관리하고,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돈그릇을 키우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 돈에 대한 부정적이고 갖힌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자본주의 사회에 내던져진 존재이다. <숲속의 자본주의자>에서 박혜윤씨는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자본주의는 내 멋대로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제도다.'라고 언급했다. 내 멋대로 살아가고 싶다면 자신의 재능과 자본주의 속성을 파악하여 현명하게 인생을 즐기면 좋을 것이다. 그러기에 금융 공부가 필요하다.
이렇게 여성이 여성을 위한, 경제적 자유를 위해 발걸음을 떼게 할 금융 실천서를 쓰고 노하우를 풀어 공유해줌에 감사하다. 30년전의 나를 만난다면 나는 이 책을 금융에 까막눈인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 꼭 읽어보고, 금융 공부하고, 경제적 힘을 기르라고.
또한 나도 이 책을 부정적 머니스크립트를 가진 여성(남성)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인 자립을 꿈꾸는 누구에게라도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 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시간이라는 막강한 자산이 있다. 그러기에 서둘러서 긍정적 머니스크립트와 금융 지능을 장착한다면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인상적인 문구:
우리 모두는 기꺼이 '21세기 버지니아 울프'가 되어야 합니다. 20세기 버지니아 울프를 통해, 우리는 고정된 수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우리 몫으로 남겨둔 과제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내 돈'으로 진짜 '자기만의 방'을 마련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결국 나만이 내 삶을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갈 수 있다.
'자기만의 방 마련하는 법' 중에서
'책을 읽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고이케 히로시 (6) | 2024.09.10 |
---|---|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고명환 저 (4) | 2024.08.29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3) | 2024.06.04 |
마음 챙김 미술관 / 김소울 (2) | 2024.04.18 |
The one thing /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지음 (0) | 2024.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