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시절, 시골에서 학교 다니던 그 시절.
나는 국어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시내의 한 백일장 대회에 나갔었다. 나보다 일년 선배인 어느 언니와 함께.
35년 이상이나 지났건만 지금도 그 때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제목은 '길'
지금이라면 '나의 인생 길'이든지 '나의 나아갈 길'로 글을 썼을테지만. 어린 나에게는 현상 그대로의 길만 생각날 뿐.
경험이 부족했던 나는 그 제목이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글을 쓰고 나와서 같이 대회에 나간 언니에게 글을 잘 쓰는 법을 물어 보았던거 같다.
그때 내가 처음 접한 단어는 '발췌초록'이었다.
그 뜻을 묻는 내게 언니는 글을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을 찾아 적어두는 것이라 했다.
자신도 그렇게 좋을 글을 읽고 쓰면서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노라고.
너무 오래전 기억이지만 그 단어는 잊혀지지 않았다.
단아하던 그 언니의 이름도.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좋은 글귀를 찾으면 적는 습관이 생겼다.
주로 노트에다 적는데 여기저기
적어놓다보니 찾다가 헤매기 일쑤지만.
책을 읽고 발견한 인상적인 문구와 소감을 적다가 요즘은 SNS에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고민도 하나 생겼다.
누군가의 글, 특히 작가의 글은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범위와 한계에 대해서 알고 써야 된다니
SNS를 필사노트 대신으로 쓰는 현대인으로서
조심스럽다.
저작권은 보호 받아 마땅하지만 그 누군가의 창작물로 영감을 받고 모티브를 얻는 일반인에게는 그 또한 어렵다는 점.
즉, 누군가의 글을 옮겨 적을 땐 주의를 기울여서 지은이를 밝혀야 하고, 무심코 다른 사람의 글을 베껴 쓰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한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글귀를 적으며
오늘 하루, 나의 인생을 다독인다.
그리고 그 누군가도 내가 적어둔 글귀를 보며
힘을 얻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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